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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_한일월드컵_포르투갈전
당시 FIFA랭킹 5위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이영표의 센터링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수비수 1명을 오른발로 제치고 왼발로 강슛,
대한민국의 D조 1위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한동안 전국의 초중학교 선수들이 박지성골 따라하기 열풍에 휩싸일 정도로 인상적인 골이었다.
절묘한 개인기와 타이밍이 돋보였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박지성이 오른발잡이란 걸 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실제로 며칠 뒤 박지성은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카시야스 골키퍼가 움직이지도 못하는 오른발슛을 성공시킨다.
역대 한국선수 중 어느 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쓰는발에 걸린 공을 반댓발로 넘겨서 슈팅하는 여유를 보여줬던가?
골문 바로 앞에서도 공을 하늘로 찰 수 있다는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문전처리 미숙과는 분명 차원이 다른 골이었다.
마침내 완벽한 양발잡이의 탄생을 알리는 서막이었으며, 나는 이 골이 한국축구사상 가장 위대한 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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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_유럽챔피언스리그_AC밀란전
상대팀은 명문 AC밀란, “축구에서 0:0 게임이 제일 재미있다!”는 이탈리아리그 소속이다.
골을 못 넣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안 먹겠다는 카테나치오, 빗장수비의 상징이다.
홈에서 펼쳐진 4강 2차전에서 경기시작 9분 만에 박지성은 미드필드 정면서 공을 몰고 질주하다 하셀링크와 공을 주고 받은 뒤
AC밀란 통곡의 4백을 뚫고 페널티에어리어 내에서 폭발적인 왼발 슈팅을 시도한다.
이 골로 브라질 출신의 AC밀란 골키퍼 디다의 유럽챔피언스리그 640분 무실점행진도 깨졌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선수 최초의 골이 터졌고 맨유의 퍼거슨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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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_남아공월드컵_그리스전
상대 수비의 볼을 중간에 가로챈 뒤 혼자 30m를 드리블해 따라오는 수비수 두 명 사이에서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몸싸움을 이겨낸 뒤
침착한 왼발 땅볼 슛으로 쐐기 골을 성공시킨다.
축구, 때로는 혼자 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보기 드문 명장면이다.
“슛이란 골문과 골키퍼 사이로 가볍게 패스하는 것”임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양팔을 크게 벌리며 마치 풍차가 도는 듯한 독특한 세리머니는 온 국민의 뇌리에 오래 남을 것이다.
이 골로 캡틴 박지성은 아시아인 최초로 월드컵 3개 대회 연속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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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_유럽챔피언스리그_첼시전
올드트래포드에서 벌어진 8강 2차전이며 첼시와의 라이벌전.
드로그바의 동점골이 터진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감각적인 공간침투로 긱스의 패스를 받아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강력한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작렬시킨다.
이 골로 그의 왼발이 유럽에서도 마침내 주목 받기 시작하고, 국내팬들은 가슴 트래핑과 왼발 슛의 추억, 2002월드컵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다시 떠올린다.
아마도 박지성은 오른발 51%, 왼발 49%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오른발잡이를 가장한 양발잡이로 보인다.
함부로 슛을 남발하진 않지만 그가 날린 절제된 슛은 대부분 상대팀에겐 위협적인 유효슈팅 또는 치명적인 골이었다.
◇ 축구대표팀 아름다운 골
1위 2002_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 박지성 결승골
2위 2010_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그리스전 박지성 쐐기골
3위 1990_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전 황보관 대포알 중거리골
4위 2002_한·일월드컵 3·4위전 터기전 이을용 프리킥골
5위 1994_미국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 홍명보 중거리골
◇ 축구대표팀 의미 있는 골
1위 2002_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안정환 역전 헤딩골
2위 2002_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폴란드전 황선홍 선제골
3위 1994_미국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전 서정원 극적인 동점골
4위 1986_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 박창선 월드컵 사상 첫 골
5위 2002_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설기현 동점골